제가 국민학생 때까지는 육고기도 잘 먹고 생선도 고등어 구운 거, 납세미 졸인 거 어머니가 뼈 발라서 숟가락에 얹어주면 낼름낼름 얄밉게도 잘도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중학생 때였나요? 이동기의 논개가 한창 유행할 때였는데 집이 시장 입구 바로 맞은편이라 가끔 시장을 가로질러서 귀가를 했는데 하루는 시장 입구의 닭집 앞에 커다랗고 깊이가 깊은 빨간 다라이가 있었는데 거기서 닭집 사장님이 닭 모가지를 잡고는 칼로 댕강 자르는 장면을 봤었습니다. 스치듯 지나치면서 본 그 장면이 트라우마가 된 것인지 그 때 이후로 고기에는 손이 잘 안 가더군요.
그 후에 이상한 나라의 폴이라는 애니에서 고기를 안 먹는 주인공 폴이 마왕과 현피뜨러 이상한 나라로 갔는데 각종 채소들이 자기들도 생명이 있다면서 주인공을 다구리 하는 에피소드를 보면서 내 얘긴가 했던 기억도 나네요.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여전히 고기에는 손이 잘 안가네요. 고기값도 비싼데 다행인 듯..
2020년 9월 14일, 22시 11분 41초
※ 이 글은 커뮤니티에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