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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컴퓨터 사러 간 기억

아마도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 입학 전쯤이었나 싶다. 아버지와 컴퓨터를 사러 경성대 앞에 있는 어느 컴퓨터 가게를 찾아가게 되었는데 대연동 가는 버스에서 내려 아버지를 따라 그 가게를 찾아 걷는데 이상하게 산길이 나오고 주위에 논밭이 보이고 주민들이 이방인 보듯 쳐다보는 게 아닌가. 아마도 아버지께서도 초행이라 길을 잘 모르신 건데 어떻게 걷다 보니 산을 넘어 경성대 안으로 들어가서 정문으로 나와서 가게를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몇 년이 지나 경성대에 다니던 친구 연구실에 놀러 갈 때도 그때 일이 기억 안 났고, 20여 년이 지나 볼일이 있어 경성대 주변을 갈 때도 한 번도 생각이 안 났는데 오늘 문득 그때 일이 떠오른다. 아버지와의 이런 사소한 기억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밤이다.

2020년 12월 2일, 23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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